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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만든 예술 - 청송 얼음골의 신비로운 하루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22. 18:40
1. 예술로 승화는 겨울
겨울은 모든 걸 멈추게 하는 계절이지만,
청송 얼음골에서는 그 ‘멈춤’이 곧 ‘예술’이 된다.
바람이 닿는 곳마다 얼음이 자라고,
시간이 머문 자리에 투명한 빛이 쌓인다.
이곳에서는 한겨울의 추위마저도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피어난다.
2. 얼음이 피어나는 마을, 청송의 겨울
경북 청송군 주왕산 자락에는
한겨울이면 스스로 얼음을 만드는 신비한 골짜기가 있다.
그 이름은 청송 얼음골.
겨울이 되면 절벽 사이에서
하얀 얼음기둥이 수십 미터까지 솟아오른다.
마치 누군가가 한 땀 한 땀 새긴 듯 정교하고,
햇살이 닿을 때마다 수정처럼 반짝인다.
이 얼음기둥은 공기와 물, 바람이 만들어낸 자연의 조각품이다.
낮에는 투명하게 빛나고,
밤이 되면 조명이 더해져 푸른빛으로 변한다.
그 모습은 마치 겨울의 성,
얼음궁전 속을 걷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가. 위치 : 경북 청송군 부남면 당무리 일대
나. 운영 시기 : 매년 12월~2월 (자연결빙 시기)
3. 얼음골의 전설과 신비
청송 얼음골에는 오래된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한 스님이 이곳에서 수행하던 중,
마을에 가뭄이 들자 얼음을 빚어 산 아래로 내려보냈다고 한다.
그 얼음이 녹지 않아 지금의 ‘얼음골’이 되었다는 이야기다.
과학적으로는 바위 틈을 타고 흐르는 찬 공기 덕분에
여름에도 차갑고 겨울엔 얼음이 단단하게 얼어붙는 현상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 앞에 서면,
이건 단순한 자연현상이 아니라
겨울이 직접 빚은 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눈앞에서 얼음기둥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
숨소리마저 하얗게 멈춘다.
얼음은 바람이 불 때마다 부서지는 듯 소리를 내고,
그 잔향이 귀 안 깊숙이 남는다.
‘차가움’이 아니라 ‘고요함’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4. 겨울의 길 위에서, 걷는다는 것
얼음골로 가는 길은 짧지만, 그 풍경은 길게 남는다.
눈 덮인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발자국마다 “바삭”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조차 음악처럼 느껴진다.
길 옆에는 고드름이 매달린 나뭇가지,
하얗게 얼어붙은 바위 틈,
그리고 얼음골로 향하는 사람들의 조용한 발걸음.
누구도 큰 소리로 말하지 않는다.
마치 자연을 방해하지 않으려는 듯,
모두가 겨울의 숨결을 듣는 중이다.
얼음골에 도착하면 거대한 얼음기둥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햇빛이 스며들면 그 얼음은 푸른빛과 금빛으로 바뀌고,
그 순간은 그 어떤 사진보다 눈으로 담는 게 더 소중하다.
“얼음이 아니라, 빛이 피어난다.”
그렇게 느껴질 만큼, 이곳의 겨울은 고요하면서도 강렬하다.
5. 잠시 머무는 따뜻한 순간
얼음골 입구에는 작은 카페와 포토존이 있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면
온몸으로 온도의 대비가 느껴진다.
손끝은 시리지만 마음은 따뜻하다.
근처 주왕산 국립공원으로 이어지는 길도 있어,
하루 일정으로 둘러보기 좋다.
얼음골의 차가움과 주왕산의 단정한 설경이 만나면
그야말로 겨울 감성의 완성이다.
6. 주변 명소 추천:
가. 주왕산 국립공원 (눈꽃 트레킹 코스)
나. 청송 얼음골 축제장 (빙벽체험, 조명쇼)
다. 청송백자전시관, 송소고택 (전통 한옥 감상)
7. 얼음골이 남기는 여운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얼음기둥이 점점 멀어진다.
햇빛에 부서지는 그 빛은
마치 “겨울의 조각들”이 흩어지는 듯했다.
도심에선 느낄 수 없던 고요함,
그리고 자연이 만들어내는 절대적인 아름다움.
그 앞에서는 누구나 잠시 말을 잃는다.
그리고 마음속엔 이런 생각이 스며든다.
“멈춰 서는 것도, 나름의 온기다.”
청송 얼음골의 겨울은 그렇게 사람의 마음을 녹인다.
얼음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따뜻함으로 끝나는 여행이다.
8. 여행 정보 요약
가. 위치 : 경북 청송군 부남면 당무리 225
나. 교통 : 청송읍에서 약 20분 / 주왕산국립공원 인근
다. 입장 : 무료 (일부 축제 기간 유료 체험 가능)
라. 방문 시기 : 12월 중순 ~ 2월 초 (결빙 절정)
마. 주변 추천 : 얼음골 카페거리, 주왕산 탐방로, 송소고택
9. 마무리
청송 얼음골은 겨울의 차가움을
‘예술’로 바꾸는 마법 같은 장소다.
얼음이 녹는 순간까지도
그 고요함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
“모든 계절이 떠나도,
겨울만은 이토록 빛난다.”'한국여행의 추억'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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