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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살에 물든 초록의 향기, 보성으로 떠나다
    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20. 21:54

    1. 보성 감성여행의 시작 - 초록빛 향기를 따라 걷는 하루

     

    하루쯤은 도심의 회색빛을 벗어나
    초록이 가득한 곳으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남도의 향기가 짙은 전남 보성이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바람에도, 햇살에도, 심지어 공기에도
    은은한 녹차 향이 배어 있다.
    오늘의 여정은 그 향을 따라
    보성 녹차밭 → 득량역 추억의 거리 → 율포해수녹차탕 → 제암산 숲길로 이어지는 하루의 길이다.

    보성녹차밭


    2. 보성 녹차밭 대한다원, 초록의 바다 위를 걷다

    이른 아침,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은 산자락.
    햇살이 천천히 차밭 위로 내려앉는다.
    보성 대한다원은 언덕 전체가 차나무로 뒤덮여 있어
    멀리서 보면 초록빛 파도가 일렁이는 듯하다.

    계단식 언덕을 따라 천천히 오르다 보면
    찻잎 사이로 새들이 날고,
    바람이 잎사귀 사이를 스치며 은은한 소리를 낸다.
    그 바람 속엔 차 향기가 묻어나
    마치 숲이 숨 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전망대에 오르면 녹차밭이 한눈에 펼쳐진다.
    햇살에 반사된 초록빛은 눈이 시릴 만큼 맑고,
    그 위로 흐르는 구름이 천천히 그림자를 드리운다.
    이곳에서 마시는 한 잔의 녹차는
    “입술 끝에서 초록이 피어나듯, 마음이 맑아진다.”


    가. 위치 : 전남 보성군 보성읍 녹차로 763-65
    나. 관람시간: 09:00~18:00 팁: 입구 카페의 녹차아이스크림은 필수 코스.

     


    3. 그때의 공기가 아직 남아 있는 곳, 득량역으로

    녹차밭에서 차로 10분 남짓,
    작은 시골역 득량역에 닿는다.
    기차는 더 이상 자주 오지 않지만,
    역 주변은 오래된 영화 속 장면처럼 멈춰 있다.

    간이역 앞에는 1980년대 감성이 남은
    “추억의 거리”가 조용히 이어진다.
    붉은 벽돌집, 오래된 이발소 간판, 그리고 아날로그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
    한 발자국만 들어서도,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하다.

    거리 한켠엔 포토존처럼 꾸며진 교복 대여점이 있어
    여행자들은 옛날 교복을 입고 사진을 남기곤 한다.
    기차가 지나가면 철길 옆 벤치가 흔들리고,
    그 소리가 마음 한켠의 기억을 건드린다.

    가. 위치 : 전남 보성군 득량면 역전길 30
    나. 관람 팁 : 오전 햇살이 가장 예쁜 시간. 카메라보다 눈으로 담아보자.

     

    4. 율포해수녹차탕, 바다와 차 향이 만나는 곳

    보성 여행의 특별한 점은
    ‘바다에서도 녹차 향이 난다’는 것이다.
    율포해수욕장 옆에 자리한 율포해수녹차탕은
    세계 유일의 녹차 해수탕으로,
    뜨거운 바닷물과 녹차잎을 함께 끓여 만든다.

    욕조에 몸을 담그면
    짭조름한 바다 향과 달콤한 녹차 향이 섞여
    몸과 마음이 동시에 녹아내린다.
    창밖으로는 파도 소리가 잔잔히 들려와
    마치 바다 속에서 쉬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욕탕을 나와 해변을 따라 걷다 보면,
    모래 위에서 반짝이는 햇살이 눈부시다.
    그 빛이 바다 위로 부서질 때,
    하루의 피로가 사라지는 소리가 들린다.

    가. 위치 : 전남 보성군 회천면 율포해수욕장길 38
    나. 운영시간 : 06:00~20:00
    다. 팁 : 녹차탕 후 바로 해변 산책 추천. 일몰이 아름답다.

     


    5. 제암산 숲길, 바람이 머무는 곳

    해가 지기 전,
    제암산자연휴양림으로 향한다.
    차밭과 바다를 지나 숲으로 들어가면,
    세상이 갑자기 조용해진다.

    나무 사이로 부는 바람,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
    그리고 흙냄새가 한데 섞여
    자연이 만들어낸 음악처럼 들린다.

    나무 데크길을 따라 천천히 오르다 보면,
    해질녘 붉은빛이 숲 사이로 스며든다.
    그 빛이 가지와 잎을 비추며
    하루의 마지막을 따뜻하게 덮어준다.

    이곳에서는 말을 아끼게 된다.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저 걷는 것만으로 충분한 시간.
    보성의 하루는 그렇게 고요하게 저문다.

     가. 위치 : 전남 보성군 웅치면 제암산로 105
    나. 특징 : 숲속 데크길·전망대·휴양림 숙소 운영

     


    6. 여행의 끝, 마음에 남은 초록빛

    보성의 하루는 오감으로 기억된다.
    눈엔 초록빛이, 코엔 차 향이, 귀엔 바람소리가 남는다.
    그리고 마음 한켠엔
    “조급했던 마음에, 잔잔한 쉼표 하나가 놓인다.”

    바다와 산, 차밭과 마을이 이어진 그 길.
    그곳에서 나는 비로소 나를 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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