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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람의 길을 걷다 - 영덕 하루 감성여행
    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19. 10:38

    1. 하루를 열다

    하루를 새로 시작하고 싶을 때,
    나는 바다가 있는 길을 떠난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
    빛과 바람이 만들어낸 파란 여행지.
    오늘의 목적지는 경북 영덕이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온전히 바다와 함께 보내는 길.

    영덕바다


    2. 새벽 - 해맞이공원에서 하루가 태어나다

    아직 세상은 어둡고, 공기는 차갑다.
    그러나 바다 위에서는 이미 미세한 빛이 일렁인다.
    그곳이 바로 삼사해상공원(해맞이공원).
    동해의 수평선 위로 서서히 붉은 기운이 번지고,
    커다란 조형물 ‘해돋이 손’이 그 빛을 받아 금빛으로 물든다.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손을 모으고,
    누군가는 카메라를 내려놓은 채 그저 바라본다.
    빛이 손끝에서 번질 때,
    이곳의 모든 바람이 “오늘도 괜찮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가. 위치 : 영덕군 영덕읍 삼사리 산 13
    나. 포인트 : 해돋이 손 조형물, 일출 전망대, 바다 절벽길


    3.오전 - 블루로드를 따라 걷는 푸른 길

    해가 완전히 떠오르면, 바다는 이제 푸른색을 드러낸다.
    나는 그 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이 길의 이름은 영덕 블루로드(Blue Road).
    ‘하늘과 바다의 길’이라는 뜻처럼,
    64km 해안선이 길게 이어진다.

    바람은 짭조름하고, 파도소리는 리듬을 만든다.
    가끔은 갈매기가 머리 위를 스쳐가고,
    멀리선 풍력발전기의 거대한 날개가 천천히 돌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바람이 춤추는 듯하다.

    가. 추천 구간 : 블루로드 A코스 (강구항 → 풍력발전단지)
    나. 소요 시간 : 약 1시간 반~2시간
    다. 팁 : 운동화, 바람막이 필수. 중간 전망대에서 바다 커피 한 잔 강력 추천.


    4. 점심 - 강구항에서 맛보는 바다의 온도

    걷다 보면 배가 고프다.
    그럴 땐 바다 냄새가 진하게 퍼지는 강구항으로 향한다.
    항구 입구에는 커다란 ‘대게 조형물’이 여행자를 맞이하고,
    그 뒤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대게찜집들이 줄지어 있다.

    식당 안에 앉으면,
    바다에서 막 잡은 대게가 삶아져 붉은 빛으로 변한다.
    살을 발라 한입 베어 물면,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바다의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

    누군가는 “이 맛 때문에 영덕에 다시 온다”고 했다.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따뜻한 게살비빔밥으로 점심을 마무리했다.

    가. 위치 : 강구면 강구리 일대
    나. 추천 메뉴 : 대게찜, 게살비빔밥, 대게라면


    5. 오후 - 해안도로 드라이브 및 고래불해수욕장

    점심 후, 창문을 활짝 열고 차를 몬다.
    영덕 해안도로는 한국에서도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다.
    바로 옆엔 끝없는 바다가 펼쳐지고,
    도로는 파도와 나란히 달린다.

    곳곳에 전망대와 작은 카페가 있고,
    운전대를 잡은 손끝으로 바람이 닿는 느낌이 전해진다.
    이 길의 끝에는 고래불해수욕장이 있다.

    하얀 백사장과 푸른 물결이 이어지는 곳.
    여름이면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고,
    가을엔 노을빛이 바다를 붉게 물들인다.
    모래 위를 천천히 걷다 보면,
    모래 위를 천천히 걷다 보면, 생각의 파도가 잦아드는 듯하다.

    가. 위치 : 영덕군 병곡면 고래불로 일대
    나. 이동 팁 : 해맞이공원 → 고래불해수욕장 약 25분 거리


    6. 저녁 - 창포말등대에서 하루를 닫다

    하루의 마지막은 창포말등대에서 보낸다.
    강구항 끝자락, 바다를 향해 붉은 빛을 비추는 등대 하나.
    해가 저물면 그 불빛이 반짝이며 파도 위로 길게 번진다.

    등대 아래에선 연인들이 사진을 찍고,
    혼자 온 여행자들은 바다를 바라본다.
    낮 동안 들었던 파도 소리가 이제는 자장가처럼 잔잔하다.
    등대 불빛이 깜빡일 때마다
    ‘오늘 하루도 잘 살아냈다’는 마음이 밀려온다.

    가. 위치: 영덕군 강구면 창포리 281-1
    나. 추천 시간: 일몰 30분 전부터 야경까지


    7. 하루의 끝에서

    영덕의 하루는 ‘색’으로 기억된다.
    붉은 새벽, 푸른 오전, 황금빛 오후, 붉은 저녁.
    그 모든 빛이 이어져 하나의 여행이 된다.
    그리고 그 여행의 중심에는 바람이 있다.

    바람은 이 도시의 언어다.
    해가 뜨는 소리도, 파도가 부서지는 리듬도,
    모두 바람이 전해주는 영덕의 목소리다.

    그래서 영덕을 다녀온 사람은 말한다.
    “그곳은 걷는 여행이 아니라, 느끼는 여행이었다.”


    8. 여행 요약 및 정보

    가. 새벽 : 해맞이공원, 일출, 조형물, 고요
    나. 오전 : 블루로드, 바다길, 풍력단지, 트레킹
    다. 점심 : 강구항, 대게거리, 현지식, 항구감성
    라. 오후 : 해안도로, 고래불 드라이브, 노을, 백사장
    마. 저녁 : 창포말등대 야경, 불빛, 하루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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