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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국내 여행지 추천 – 경북 의성 빼실마을에서 찾은 잊혀진 풍경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26. 11:45
1. 서론 경북 의성에는 많은 이들이 모르는 한적한 마을이 있습니다. 바로 ‘빼실마을’입니다. 이곳은 한때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쓰였지만, 지금은 조용히 세월의 결을 품은 채 시간을 머금고 있습니다. 관광지로 유명한 것도, 화려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빼실마을은 자연의 숨결과 오래된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입니다. 카메라 렌즈로도 담기 힘든 진짜 시골의 온기를 느낄 수 있었고, 그 무엇보다 사람 냄새 나는 마을이었습니다. ‘숨겨진 명소’를 찾고 있다면, 이 마을은 분명 당신의 감성을 자극할 것입니다. 2. 빼실마을은 어디에 있을까? 빼실마을은 경상북도 의성군 단북면에 위치한 조용한 산촌 마을입니다. 의성 읍내에서 차량으로 약 20분 정도 소요되며, 네비게이션에는 ‘빼실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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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여행기 - 나도 몰랐던 전라남도 끝자락에서 찾은 인생의 쉼표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26. 04:56
1. 고흥, 지도 속 끝자락에서 발견한 조용한 쉼 전라남도 고흥. 이 이름을 들었을 때, 누군가는 바다를 떠올릴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낯설고 외진 곳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나 역시 고흥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그저 ‘전라도 어딘가에 있는 작은 도시’ 정도의 이미지였고, 여행지로서의 매력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던 어느 날, 우연히 검색창에 “사람 없는 국내 여행지”를 입력했고, 그렇게 고흥이 내게 다가왔다. 어떤 목적지도 없었다. 유명한 맛집이나 핫플레이스도 없었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끌렸다. ‘고흥이라는 이름 자체가 낯설기에, 오히려 진짜 여행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기대. 이 글은 그런 기대 속에서 시작된, 아주 조용하고 사적인 여행의 기록이다. 2.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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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떠나 혼자 산책하기 좋은 국내 코스 3곳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24. 16:50
1. 잠시 혼자이고 싶은 날, 걷기 좋은 길로 떠나다가끔은 사람들 속에서도 이유 없이 조용해지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여행보다 더 간단한 방법, ‘혼자 걷기’가 있다. 발걸음이 느려질수록 마음이 조금씩 가벼워지고, 길 위의 바람은 생각보다 많은 위로를 건넨다. 오늘은 도심을 벗어나 혼자 걷기 좋은 국내 산책 코스 3곳을 소개한다. 누군가와 함께가 아니라, 나 자신과 마주하기 좋은 길들이다. 2. 인천 예단포둘레길 - 바다와 나무가 만든 조용한 산책로 인천 영종도 끝자락에 자리한 예단포둘레길은 바다와 숲이 나란히 이어지는 조용한 길이다. 관광객의 발길이 적어, 처음 걷는 순간부터 공기가 다르다. 바닷바람엔 짠내 대신 여유가 섞여 있고, 발 아래 나무 덱은 부드럽게 발소리를 받아준다. 이 길의 매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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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 바람 따라 걷는 하루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23. 21:00
요즘 ‘쉼’이 트렌드다. 바쁘게 일하고, 쉬는 법을 잊은 사람들 사이에서 진짜 휴식은 어디에 있을까? 그 해답을 찾으러 간 곳이 바로 전북 무주. 속도를 줄여도 전혀 불안하지 않은 곳, 자연이 알아서 리듬을 맞춰주는 곳이었다. 1. 덕유산 - 케이블카 타고 하늘을 걷다 무주는 덕유산이 메인이다. 사실 케이블카 없었으면 반쯤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산행 대신, 케이블카 타고 ‘공중 산책’을 선택했다. 무주읍에서 차로 약 25분, 주차장에 도착하면 깔끔하게 정돈된 승강장이 나온다. 왕복권 끊고 타면, 약 20분 동안 구름 위를 나는 기분. 투명한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얼굴을 감싸고, 발 아래로는 초록빛 숲이 쏟아진다. 정상에 도착하면, 말 그대로 “뷰 미쳤다.” 사방이 열린 고원지대 ‘덕유평전’이 펼쳐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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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만든 예술 - 청송 얼음골의 신비로운 하루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22. 18:40
1. 예술로 승화는 겨울 겨울은 모든 걸 멈추게 하는 계절이지만, 청송 얼음골에서는 그 ‘멈춤’이 곧 ‘예술’이 된다. 바람이 닿는 곳마다 얼음이 자라고, 시간이 머문 자리에 투명한 빛이 쌓인다. 이곳에서는 한겨울의 추위마저도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피어난다. 2. 얼음이 피어나는 마을, 청송의 겨울 경북 청송군 주왕산 자락에는 한겨울이면 스스로 얼음을 만드는 신비한 골짜기가 있다. 그 이름은 청송 얼음골. 겨울이 되면 절벽 사이에서 하얀 얼음기둥이 수십 미터까지 솟아오른다. 마치 누군가가 한 땀 한 땀 새긴 듯 정교하고, 햇살이 닿을 때마다 수정처럼 반짝인다. 이 얼음기둥은 공기와 물, 바람이 만들어낸 자연의 조각품이다. 낮에는 투명하게 빛나고, 밤이 되면 조명이 더해져 푸른빛으로 변한다. 그 모습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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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의 바다 위를 걷다 - 정선 민둥산 가을여행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21. 19:33
1. 억새의 계절 가을이 깊어질수록 산은 단풍보다 더 은은한 색으로 물든다. 바로 ‘억새’다. 바람이 불면 은빛 파도가 일렁이고, 햇살이 스치면 그 위로 금빛이 번진다. 정선의 민둥산은 그 억새의 절정을 품은 곳이다. 이곳에서는 가을이 하나의 장면으로 기억된다. 2. 민둥산, 이름보다 풍성한 산 ‘민둥산’이라는 이름은 다소 특이하다. 말 그대로, ‘민둥한 산’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산이 아니라 억새로 가득 덮인 산이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부터 산 전체가 은빛으로 변한다. 10월이면 능선부터 정상까지 억새가 물결처럼 일렁이고, 햇살 아래선 그 은빛이 황금빛으로 번진다. 바람이 불 때마다 억새들이 고개를 숙이며 ‘살아 있는 바다’처럼 움직인다. 이 장면을 보고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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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에 물든 초록의 향기, 보성으로 떠나다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20. 21:54
1. 보성 감성여행의 시작 - 초록빛 향기를 따라 걷는 하루 하루쯤은 도심의 회색빛을 벗어나 초록이 가득한 곳으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남도의 향기가 짙은 전남 보성이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바람에도, 햇살에도, 심지어 공기에도 은은한 녹차 향이 배어 있다. 오늘의 여정은 그 향을 따라 보성 녹차밭 → 득량역 추억의 거리 → 율포해수녹차탕 → 제암산 숲길로 이어지는 하루의 길이다.2. 보성 녹차밭 대한다원, 초록의 바다 위를 걷다 이른 아침, 안개가 아직 걷히지 않은 산자락. 햇살이 천천히 차밭 위로 내려앉는다. 보성 대한다원은 언덕 전체가 차나무로 뒤덮여 있어 멀리서 보면 초록빛 파도가 일렁이는 듯하다. 계단식 언덕을 따라 천천히 오르다 보면 찻잎 사이로 새들이 날고, 바람이 잎사귀 사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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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길을 걷다 - 영덕 하루 감성여행한국여행의 추억 2025. 10. 19. 10:38
1. 하루를 열다 하루를 새로 시작하고 싶을 때, 나는 바다가 있는 길을 떠난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 빛과 바람이 만들어낸 파란 여행지. 오늘의 목적지는 경북 영덕이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하루를 온전히 바다와 함께 보내는 길. 2. 새벽 - 해맞이공원에서 하루가 태어나다 아직 세상은 어둡고, 공기는 차갑다. 그러나 바다 위에서는 이미 미세한 빛이 일렁인다. 그곳이 바로 삼사해상공원(해맞이공원). 동해의 수평선 위로 서서히 붉은 기운이 번지고, 커다란 조형물 ‘해돋이 손’이 그 빛을 받아 금빛으로 물든다. 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손을 모으고, 누군가는 카메라를 내려놓은 채 그저 바라본다. 빛이 손끝에서 번질 때, 이곳의 모든 바람이 “오늘도 괜찮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가. 위..